어젯밤엔 밤샘작업을 하고, 아침에 잠시 토끼잠을 잔 후 오후시간이 다 되어 사무실에 들어왔다.
인터넷을 접속하자마자 뜨는 "DJ 서거.."
노무현을 떠나보낸게 엊그제인듯 한데, 이젠 DJ마저 떠나버리다니....
노무현때의 충격 여파 때문인지 의외로 멍한 담담함까지 느껴지고....
민주화의 상징...인동초...민족통일의 큰 버팀목 등등 의 표현부터, 쓰레기같은 수구똘아이들의 벼라별 악성
댓글까지......인터넷은 온통 DJ에 대한 얘기로 가득 차있다.
잠시 과거를 회상해 본다.....
DJ....그래, 솔직히 내가 투표권이 생기고 난 이후부터 난 단 한번도 DJ나 그의 당이 아닌 사람은 찍어 본적이 없다.
학생때 난 치기어린 골수 좌파였다.
한편으론 맑시즘에 대한 동경과 현실에선 DJ로 대변되는 민주화세력에게 적당한(?) 타협을 하기도 했었고,
강준만의 [김대중 죽이기]가 나왔을 땐 정말 통렬한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적극 공감을 하기도 했었고....
암튼 그게 DJ와 관련된 내 생각의 편린들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지금도 서거와는 별개로 DJ 하면 드는 왠지 모를 이 짠함이란....
나에게 그 짠함이란 아마도 그가 사형선고를 이겨내가며 민주화 투쟁을 했고, IMF에서의 극적인 탈출을 이루어
냈다는 등의 쉽게 형용화시킬 수 있는 업적 때문만은 아닌것 같다.
아마도 DJ에게 천형과 같았던 바로 "호남"이라는 화두 때문이 아닐까?....
누군가 말했다....지역감정은 악마가 우리 국민을 미워해 선사한 최악의 선물이라고....
잠깐 생각나는데로 강준만의 글을 인용하면 "호남인을 규정하는 기준은 신분 상승이 불가능한 경색된 신분제도나
유색인종차별과 유사하다. 이렇게 낙인찍힌 호남인이라는 굴레는 스스로 벗어버릴 수 없는, 외부에서 강제된
문제다."라는 말....
난 언제나 이말처럼 섬뜩한 화두는 없을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맞다. 한국에서 "호남"은 언제나 유태인이었다.
천형으로 낙인찍혀질 수 밖에 없는 유태인, 혹은 유색인종의 그것과도 같은 천형이고, 21세기에 들어서도
"빨갱이"이란 치욕적인 모욕까지 들어야 하는 절정의 "파리아도(pariah province)"다.
모두가 다 아는 바, DJ에겐 언제나 그런 낙인이 따라 다녔다.
그래선 그는 지역감정 같은 부족주의를 극복하기 위해 지역등권론부터, 심지어 빨갱이란 말까지 감내하며,
북한을 껴안으려 노력했고, 부족보다 더 큰 테제인 '민족'의 통일을 꿈꾸었는지도 모른다.
마치 김구와 여운형이 그랬던것 처럼......
어쨌건 DJ는 영리한 사람이었고, 동시에 자기 운명을 개척하기 위해 죽기 전까지 끊임없이 노력을 하고 열정을
쏟아내던 이다.
민족을 사랑했고, 민주주의를 사랑했던 대통령....그랬던 그가 노무현이 죽었을 때, 형제를 잃은 것 같다고 하며
통곡을 했고 그 여파때문인지는 모르지만 너무도 쉽게 우리의 곁을 떠나 가셨다.
지금의 대한민국...모든 것이 거꾸로 가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또 한사람, 아니 한 개인으로 국한 할수 없는
진정한 민주주의의 큰 별이 졌다....아니 20세기가 끝났는지도 모른다.
어설픈 정파적 논리나 주변부 얘기는 뒤로 한 채, 진심으로 DJ의 명복을 빈다.
"좋은 세상에서 영면하시며 우리 국민들 여전히 많이 사랑해주시길...내마음속의 대통령이여...."
내 마음속의 대통령 두분을 떠나 보내고 절절함으로 가득 찬 2009년 어느 날….